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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규슈 여행, 시모노세키(下関市) 가라토 시장에서 스시 먹기 (2023년 10월 언젠가)

by 서래후작 2023. 11. 22.

드디어 시모노세키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 고쿠라의 호텔을 나온 나는 지하철을 타고 시모노세키역으로 향했다. 시모노세키역에서 가라토 시장( 唐戸市場, からといちば )까지는 매우 가깝다. 그러나 일찍 가서 스시를 먹어야하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가라토 시장으로 이동!

 

시모노세키는 야마구치현의 항구도시이다. 야마구치현은 메이지 유신 일본을 만든 조슈번의 본거지이다. 한민족과도 악연이 깊은 지역이다. 한일합병의 주역들이 거의 다 야마구치현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토 히로부미 역시 야마구치현 출신이다. 그래서 시모노세키에는 이토 히로부미와 관련된 유적이 몇 군데 있다. 자 이게 중요한게 아니라 스시부터 먹으러. 

 

가라토 시장 앞에 있는 구 영국영사관 건물. 지금은 'Tearoom Liz'라는 카페가 2층에서 운영되고 있다. 

 

여기가 영사가 업무를 보던 방? 저 초상은 엘리자베스 여왕인가? 

 

여기가 2층에 있는 카페이다. 일본어로 카페는 킷사텐이라고 부른다. 아직 영업하기 전이다! 

 

너무나 푸른 하늘! 

 

가라토 시장이 문을 열었다. 아침 일찍 가야 스시가 남아 있다. 관광객들이 많아서 스시를 다 집어가기 전에 헐래벌떡 입성.

 

이렇게 각양 스시들을 수산업자들이 펼쳐놓고 있다. 가격이 결코 저렴하진 않다. 그런데 재료들의 크기를 보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저 왕만한 참치 뱃살이 보이는가?

 

이런식으로. 알록달록. 너무나 이쁜 가라토 시장의 스시들. 자 이제 집어보자. 

 

 

 

내가 고른 스시들이다. 특히 왼쪽에 있는 손바닥 만한 다랑어 뱃살? 저게 제일 비싼 부위이다. 한점이 800엔 정도한다. 그런데 내 앞에 있는 중국인들이 막 집어가기 시작. 열불 나기 직전에 내 차례가 됐는데, 다행히 내 몫이 남아 있었다. 난 한 점만 맛보면 되기 때문에 그냥 한점 사고, 나머지들도 무난하게! 

 

가라토 시장 복어튀김이 그렇게 유명하다길래, 복어 튀김도 하나 샀다.

 

이게 인생이지.

 

이렇게 스시를 구매한 사람들이 시장 밖으로 나와 세토 내해를 바라보면서 식사를 한다. 자기가 먹은 것만 잘 치우면 된다. 저기 바다 끝에 있는 다리가 칸몬대교이다. 칸몬대교는 규슈와 혼슈를 이어주는 교통로이다. 그런데 해저 터널로 지하철도 다니고 있다. 

 

뿌앙~! 화물선들이 다리 아래로 지나다닌다. 빠니보틀도 한국 화물선을 타고 세토내해로 들어가는 영상을 과거 올린 적이 있다. 난 빠니보틀을 좋아한다. 나도 그렇게 여행하면서 살고 싶다.

 

 

 

 

시모노세키에는 조선통신사 상륙 기념비가 있다.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도착하면 시모노세키에 들러서 묵었다고 한다. 바로 앞에 아카마신궁이라는 유서깊은 신사가 있다. 그곳이 과거 조선통신사들이 호텔로 쓰던 객관이라고 하더라. 카더라.

 

이것이 바로 조선통신사 상륙기념비. 그렇게 자주 일본을 왔다갔다 했으면서, 일본에서 배워 온게 도대체 뭐였냐. 이놈들아. 

 

 

아카마신궁( 赤間神宮 )이다. 일본의 안토쿠 천황을 모시는 신사라고 위키백과에 써 있다. 제2차 세계대전때 경내 전각들이 전소됐다고 한다. 1965년에 재건됐다고 하는데, 과연, 이게 호텔로서의 기능을 했는지 알아보려고 들어갔지만 건물이 별로 없었다. 주요 건물만 복원한듯? 

 

이곳이 어디인고 하니, 청일강화기념관이다. 기념관은 우측에 있는 기와지붕 건물이고, 정면에 보이는 제관 양식의 현대식 건물은 슌판로라는 호텔이다.

 

청일전쟁에서 패배한 청나라 이홍장이 이곳으로 불려와 강화조약에 도장을 찍은 곳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곳인 셈.

 

 강화조약 당시의 자리 배치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일본이 중국이라는 대국을 정면 승부로 패배시킨 역사적인 장소이다. 얼마나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을까. 이후 일본은 아무런 제동장치 없이 러일전쟁으로 러시아 발틱함대를 격파하고 조선과 만주를 합병한다. 

 

이후 역사는 모두들 아는대로.. 

 

대청제국흠차두등전권대신 이홍장. 

 

대일본제국전권변리대신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

 

다 아는 사람들이구먼. 

 

 

시모노세키 여행은 시스 먹었으니 이걸로 끝. 역사 강의는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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