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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한국인 살해한 필리핀 경찰, 무죄에서 무기징역으로

by 서래후작 2024. 7. 25.

조선일보 [윤희영의 News English] 7월 25일자 기사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현지 경찰의 계획범죄(set-up crime)을 소개한다. 한국인들이 현지인들에 비해 돈이 많기 때문에 고의로 범죄를 조작해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다. 후진국 경찰다운 발상이다. 

 

현지에선 한국인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계획범죄를 '마사랍(masarap)'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현지어로 '맛있다'라는 뜻이다. 필리핀어인 따갈로그인가? 왜 맛있냐하면, 한국 정부가 한국인들이 당하는 범죄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손쉽게 돈을 뜯어낼 수 있다하여 그런 슬랭으로 불린다고 한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4/07/25/S6OF2FCTOJE6JL4UBXJZSKEVXI/

 

[윤희영의 News English] 한국인 살해한 필리핀 경찰, 무죄에서 무기징역으로

윤희영의 News English 한국인 살해한 필리핀 경찰, 무죄에서 무기징역으로

www.chosun.com

 

 

기사 내용에 따르면 2016년 10월 '마사랍 코리안'으로 찍힌 한국인 사업가 지익주(당시 53세)씨는 집으로 들이닥친 마약단속국 경찰들에게 현금과 귀금속을 탈취당하고, 곧바로 ATM에서 자신의 신용카드로 잔액을 몽땅 인출당했다. 지씨는 경찰서 주차장에서 현지 경찰들에 의해 철사로 목이 졸려 살해됐고, 시신은 인근의 화장장에서 불태워져 화장실 변기에 폐기됐다고 한다. 

 

지씨의 아내 최진경씨가 이때부터 8년에 걸친 피눈물 나는 투쟁을 시작했다. 오토바이맨 50명을 고용해 밤낮으로 남편을 찾았고, 2017년 1월 탐정이 주선해 현지 신문에 사연이 소개되자 그제야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한국 대사관도 움직였고, 결국 마약단속국 소속 경찰 이사벨과 옴랑이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범행 주모자인 팀장 라파엘 둠라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판사의 중대한 재량권 남용이라며 항소했고, 마침내 둠라오도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됐다.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일반 범죄자도 아닌 경찰들의 범죄 행각이 뉴스를 통해 보도된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어디 필리핀 뿐이랴? 후진국들은 늘 그렇다. 나도 필리핀 마닐라 퀘존에 6개월 가량 살았던 적이 있다. 당시 영어를 공부 중이었는데, 내 전자사전이 한국에서 소포로 부쳐져 필리핀으로 들어왔는데 세관에 잡혀서 몇 주째 안오고 있는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전자사전을 찾아가려면 벌금을 내라는 것이다. 물론 그와 관련된 법조문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전자사전이 당시로서는 값비싼 물건이기 때문에 그 중간 가격 정도를 제시해 나로부터 삥을 뜯는게 목적이었다. 필리핀 현지 성직자가 내 통역 대행으로 나와 동행해 공항 근처 세관까지 찾아갔고, 결국 현지 '관습(?)'에 따라 나는 적절한 돈을 공무원들에게 내고 전자사전을 받아 올 수 있었다.

 

가난은 인간을 염치없이 만든다. 가난은 저주다. 가난한 인간은 옆에 둬선 안된다. 내 피를 빨아먹으려 들고 내가 가진 것을 늑탈하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제일 중요한건 그 썩은 정신이 전염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가난한 인간들을 혐오한다. 필치 못한 사정에 의해 가난의 늪에 빠진 인간들은 불쌍하기도 하다. 그러나 함부로 동정하지는 않는다. 

 

 

또 하나 느낀 점은, 과연 범행 대상자가 한국인이 아니라 한국보다 힘이 약한 어떤 동남아 소국의 다른 사람이었으면 과연 저 범죄자들이 잡혀서 무기징역을 받았을까란 의문점이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잘 살게 돼서 받은 피해임이 분명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의 국력이 결코 약하지 않다. 결국 한국 교민들이 적극적으로 힘을 써서 흉악범들이 무기징역을 선고 받게 됐다. 그런데 만약 한국이라는 나라가 힘이 없었다면 어떤 결과를 얻게 됐을까? 지씨는 그냥 개죽음 당한 것으로 끝났을지 모른다. 정말 아무런 보상도, 공의도 세워지지 않는 무참한 죽음 말이다. 

 

요즘 나라가 힘들다 보니 이민가서 살겠다는 말을 함부로 '지껄이는' 얼치기들을 꽤 많이 목격한다. 나는 외국에 10년 가까이 살았던 사람이다. 외국에서의 삶은 많은 어려움과 억울함이 있다. 그 나라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받는 차별도 극심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에 알려졌고 발전했기 때문에 나름 많은 편의를 누리고 호의를 받으며 생활했다는 것이다. 내가 다른 약소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외국에서 살았다면 어떤 고난을 겪었을까?

 

 

한국인들의 동족혐오, 세대 갈등, 지역 갈등, 남녀 갈등이 극에 달해 있다. 입만 열면 떠나 살겠다고 한다. 아서라. 그따위 정신으로 나가 살아봤자 아무것도 안된다. 결국 내 나라, 내 민족이 1차적으로 잘 돼야 모든것이 잘 풀리는 것이다. 나라를 어떻게든 지키고 살릴 생각들은 안하고 도망치려 한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그렇게 다 도망가고 나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

 

망한 나라 국민이 받는 대접은 역사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러시아 공산혁명을 피해 중국 연해주, 상하이까지 도망친 백러시아 귀족들의 최후를 보라. 여자는 사창가에서 몸을 팔고 스트립 클럽으로 직행했고, 남자들도 여기저기 용병으로 팔려다니며 몰살 당했다. 

 

철학이 없는 어리석은 이들이 쉬운 한글과 편리한 인터넷을 가지고 아무말이나 싸갈기는 시대다. 혼란하다 혼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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